[헬스앤라이프] 새로운 골이형성증 원인 유전자 규명

반응형


뼈 형성과 키 성장과 관련된 BGN 유전자가 핵심

 

[헬스앤라이프=곽은영기자] 선천적으로 뼈와 연골에 이상이 생겨 저신장과 골격계 이상이 나타나는 질환인 ‘골이형성증’ 중에서도 특이하게 남자에게만 증상이 나타나고 성염색체 열성으로 유전되는 ‘척추골단골간단이형성증’의 원인 유전자인 ‘BGN’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 규명됐다.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진동규·조성윤 교수팀과 삼성유전체연구소 박웅양 교수· 배준석 연구원팀, 우리아이들병원 영상의학과 김옥화 과장은 이탈리아, 인도 연구진과 함께 국제공동 연구를 진행했다.

 

골이형성증은 선천적 유전자 변이로 뼈와 연골의 성장에 장애를 초래하는 유전질환이다. 초기에는 또래에 비해 몸집이 작아 성장평가를 받기 위해 병원에 내원해 상담을 받지만 각 질환의 빈도가 낮아 골이형성증 환자를 많이 경험해보지 않은 의료진이라면 일반적인 성장장애와 골이형성증을 구분하는 것이 쉽지 않다. 

 

현재까지 골이형성증을 일으키는 원인유전자는 300여 가지로 밝혀졌지만 아직 밝혀지지 않은 원인 유전자가 상당수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원인유전자를 밝히는 것은 질환의 기전을 알아내고 치료법 개발로 이어지는데 필요한 과정으로, 원인 유전자의 돌연변이 특성에 따라 질환의 예후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연구팀은 한국, 이탈리아, 인도라는 다른 인종 집단에서 공통으로 심한 저신장증과 특이한 영상의학적 소견을 보이지만 기존에 알려진 유전자에 변이를 보이지 않는 새로운 질환을 찾아냈다. 연구팀은 최신 분자유전학적 기술을 통해 그 원인 유전자로 ‘BGN 유전자’를 밝혀냈고, 단백 구조 연구와 환자 세포를 이용한 기능 연구를 통해 질환과 원인 유전자의 관계를 규명했다. BGN 유전자는 'Biglycan'이라는 단백을 부호화하는데, 이 단백은 골아세포의 분화를 중재하는 역할을 하고 뼈의 형성과 키 성장에 핵심 역할을 한다. 

 

조성윤 교수는 이탈리아를 직접 방문해 20년 전에 보고된 여섯 세대에 걸쳐 유전된 이탈리아 가계 환자들과 가족들을 직접 만나 본 연구의 의의를 설명하고 환자들과 가족들의 협조를 얻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세 인종에서 나타난 골이형성증 환자는 출생 시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으나 12~24개월 사이에 몸통과 사지길이의 불균형과 성장속도 지연이 나타났으며, 팔다리가 짧고 다리가 굽고 걸음걸이가 뒤뚱거리며 자라는 동안 내내 저신장증을 보이다가 최종 성인 남자의 키가 120-140cm 정도로 심한 저신장을 보였다. 그러나 골격계 이외에는 다른 이상이 거의 없어 성인이 되고 난 뒤에 직업을 가질 수 있었고, 운동 능력도 뒤쳐지지 않았으며, 지능은 정상이었다. 

 

조성윤 교수는 “그 동안 질환의 희귀성으로 진단의 어려움이 있었던 골이형성증에 대해 좀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라며 "결국은 이러한 질환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치료법을 개발하려면 임상소견 및 영상의학적 진단으로 골이형성증을 찾아내고, 분자유전학적 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유전자와 질환의 기전부터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한편 관련 논문은 미국 유전학 학회지 ‘American Journal of Human Genetics’ 최근호에 게재됐다. 



<저작권자 © 헬스앤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