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앤라이프] 스탠딩워크, 서 있는 것을 선택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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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아있는 시간 길수록 조기사망위험 높아져

 

[헬스앤라이프=곽은영기자] 최근 많은 연구들이 오랫동안 앉아서 생활하는 습관이 건강에 해롭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미 미국과 북유럽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서서 일하는 사무실인 스탠딩 오피스(Standing Office)를 도입했고, 국내에서도 건강과 업무효율을 높이는 스탠딩 오피스 도입이 활발해지고 있다.

 

서서 일하는 사무실을 뜻하는 스탠딩 오피스를 가장 먼저 시도한 곳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IT 기업들이다. 오랜 시간 앉아서 근무하는 환경 탓에 근골격계 질환 등 각종 병에 시달리던 직원들이 많아 업무환경을 빠르게 개선한 것인데, 페이스북의 경우 2011년부터 스탠딩 오피스를 도입해 본사 직원의 10% 이상이 스탠딩 책상으로 바꿨다.

 

덴마크나 독일 등 유럽에서도 서서 일하는 문화가 보편화돼 있다. 덴마크는 스탠딩 데스크 설치를 근로복지 혜택 중 하나로 여겨 법으로 시행하고 있으며, 오스트리아도 학생들에게 최적의 학업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스탠딩 데스크를 도입하고 있는 추세이다. 

 

스탠딩 오피스가 직원 건강과 일의 효율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소개되면서 미국이나 유럽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공공기관과 대기업 등을 중심으로 스탠딩 워크의 개념이 활발하게 도입되고 있다.

행정자치부와 미래창조과학부가 서서 일할 수 있는 스마트 오피스 운영과 지원을 시작했고, 각 시군구의 기관에서는 희망자를 대상으로 높낮이 조절 책상을 보급하거나 직원 후생복지 사업의 일환으로 척추질환 직원에게 스탠딩 데스크를 제공하는 등 변화를 보이고 있다. 한 대기업에서는 몇 년 전부터 스탠딩 책상 아래 러닝머신이 설치하거나 아예 걸으면서 업무를 볼 수 있도록 분위기를 바꾸고, 회의실을 스탠딩 미팅룸으로 바꾸는 등 지속적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직원들은 이렇게 개선된 근무환경에 대해 “몸이 가벼워지고 업무집중력이 높아졌다”는 만족도를 표현했으며, 스탠딩 회의실 이용자들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회의가 진행되면서 아이디어 개진이 더 활발해졌다”고 의견을 전했다.

 

엉덩이가 무거운 사람이 위험하다

 

인간은 직립보행을 하는 동물이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하루의 절반에 가까운 시간을 앉아서 보낸다. 최근 발표되고 있는 연구들은 오래 앉아 있는 생활습관이 혈액순환 장애와 염증반응 등을 일으키며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2010년 미국암학회 보고서에서는 앉아 있는 시간이 길수록 심혈관계 질환, 당뇨병, 우울증, 비만 등에 걸릴 위험도가 증가한다고 보고됐다. 장시간 앉아서 근무할 경우 업무효율이 떨어진다는 연구결과 또한 소개됐다.

 

앉아있는 시간이 길수록 조기사망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미국암협회의 연구결과, 하루 6시간 이상 앉아있는 사람은 3시간 미만 앉아있는 사람에 비해 사망위험이 남성 17%, 여성 37%,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위험은 운동의 양과는 관계 없이 오래 앉아 있을수록 증가했다.

오랫동안 앉아서 일하는 습관은 특정 암을 유발할 수도 있다. 7만 건의 암과 생활습관간 상관관계를 연구한 결과, 앉아서 생활하는 사람은 대장암에 걸릴 확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24% 더 높았다. 여성의 경우 자궁내막염의 위험이 32% 높았다.

 

또한 앉아 있는 시간이 짧은 집단과 긴 집단을 구분해 조사한 결과, 운동을 하는 것과는 관계없이 후자가 허리둘레, 지방산, 콜레스테롤 수치, 대사증후군 위험도가 더 높게 나타났다. 

 

오래 앉아 있으면 서 있을 때에 비해 척추에 하중이 두 배 가량 더 미쳐 척추질환의 위험이 높아지고, 앉는 자세 자체가 골반근육을 수축시켜 전립선으로 가는 혈액량을 감소시켜 전립선 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반면 서서 일을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몸을 움직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자세가 교정되고 교감신경이 활발해져 신진대사와 혈액순환이 촉진될 뿐 아니라 적정량의 에너지가 소비된다. 또한 당뇨와 심혈관 질환이 예방된다. 하루 3시간 서서 일하면 144㎈가 소비되고 이렇게 1년간 일을 하면 마라톤 10회와 같은 운동효과가 발생한다.

 

무조건 서서 일하는 게 좋을까?

 

서서 일하는 것이 누구에게나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특히 바른 자세로 일하지 않으면 척추나 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고, 심한 경우 다리 부종, 하지정맥류, 동맥경화와 같은 질환의 위험성도 발생시킨다. 

 

서서 일을 하는 경우 일을 하면서 자세를 계속 바꿔주는 것이 좋다. 목이 앞으로 쏠리지 않도록 머리는 똑바로 세우고, 어깨가 수평을 이루도록 가슴과 어깨는 활짝 핀다. 배를 내밀지 않고 양쪽 골반이 같은 위치에 있도록 신경을 쓰면 허리에 가는 부하를 줄일 수 있다. 또한 너무 오래 서 있는 것은 정맥혈이 다리에 정체되게 해 하지 정맥류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종아리 근육이 수축할 수 있도록 수시로 발을 움직이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장시간 하루 종일 서서 일하는 것보다는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책상, 의자, 모니터 등을 이용해 입식과 좌식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서서 일하는 시간 50분, 앉아서 일하는 시간 10분 정도의 패턴으로 반복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만약 서서 일하는 환경을 만들기 힘든 경우라면 앉아서 모든 일을 처리할 수 없도록 사무 기기들을 일부러 분산해 놓거나 1시간에 한 번씩 일어나 몸을 움직이거나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회의실 환경을 입식으로 바꾸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한 연구에서 책상과 의자가 있는 회의실과 의자가 없는 회의실에서 30분간 회의를 한 결과, 의자가 없는 회의실에서 서서 회의를 했을 때 집중력이 더 높았고, 신선한 아이디어는 물론 상황판단도 빠르다는 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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