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인터뷰]'약알못'을 위한 더블메신저·‥정혜진 의사. 황세진 약사 - 헬스앤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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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앤라이프  윤혜진 기자 입력 : 2017/06/05  09:10

정혜진 의사는  3분 진료의 틀을 깨고 30분 진료를 지향, 실제로 30분 진료를 하고 있는 의사다. 환자가 병원에 왔을 때의 상태를 듣는 것은 물론 오기 전의 삶과 집으로 돌아갔을 때의 행동 패턴까지 문진하며 환자를 진료하는 것이 1차 의료기관인 동네병원에서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황세진 약사는 종합병원 원내 약제과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약사다. 서울대 약대를 졸업한 그는 5개 국어에 능통, 약학은 물론 통계학, 경영학, 수학 등에도 관심이 많다. ‘황파고(황세진+알파고)’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박학다식한 그는 의학계와 약업계의 문제점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깨어있는 약사다.

 

Q. 의사와 약사, 직무상 소통이 중요한데 그런 모습을 보기 어 렵다. 그런데 두 분은 협업 토크에 이어 책까지 출간했다.

 

정혜진 의사 (이하 닥터정) 맞다. 수직적 직능 체계가 형성된 우리나라 의료 체계에선 활발하게 소통하며 친분을 유지하는 것이 힘든 게 현실이다. 실제로 우리도 의사, 약사 관계로 만났다면 지금처럼 친하지 않았을 거다. 우린 둘 다 공대생이었다. 공대 1학년으로 만나 학교생활에서 원하는 걸 얻지 못했고 각각 의대와 약대에 다시 진학해 새로운 길을 걷기 시작했다.

 

황세진 약사 (이하 황약사) 그렇다. 우리는 의사와 약사가 되기 전 20대 초반에 만나 면허 취득 후 진로나 일에 대한 조언을 자주 주고받았다. 난 현실에 대한 불평불만이 많은 편인데 이런 것들을 표출할 때 키보드를 붙잡고 SNS에 토로하기보다 무언가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하고 싶었다. 그러던 중 대중적 관심을 받고 있는 정선생과 기획을 세우게됐다. 그것이 팟캐스트 강약중강약이고, 그 후에 좋은 기회를 얻어 책까지 출간됐다.

 

Q. ‘올바른 의약 상식 전달’ 알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닥터정 약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너무 많고, 병원과 약국에서 주는 정보는 너무 고급화됐다. 설명도 어렵고 정작 사람들이 원하는 일반적인 정보는 주지도 않는다. 황약사와 나는 정보의 불균형과 우리나라 1차 의료, 즉 동네 병원이 무너져 있다는 공통된 문제의식을 가졌고 이런 정보를 (시민들에게)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황약사 의료소비의 주체이자 의료정보의 수용자인 환자가 당연히 받아야 할 정보가 보건의료인과 환자 간의 특수 관계와 정보격차 때문에 올바르게 전달되지 않는다. 인터넷의 발달로 정보 공유가 활발해지면서 가짜 뉴스와 팩트체크가 되지 않은 정보가 주입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의료현장에서 환자에게 다 들려주지 못했던 팩트를 상대적으로 젊은 의료소비자의 눈높이에 맞는 매체를 통해 전달하고 싶었다.

 

Q. 우리나라 성인 6명 중 1명은 약물을 오남용하고 있다는 조 사결과가 있는데. 오남용이란 무엇인가.

 

황약사 전문가와 일반인의 차이는 정확하게 사용하는 어휘의 차이라고 한다. 약물 오남용이라는 말에도 그 미묘한 차이가 담겨 있다. 우선 약품이 아니라 약물이라고 하는 것도 우리가 치료용으로 사용하는 의약품뿐 아니라 치료용으로 사용하지 않지만 인체에 영향을 주는 물질을 모두 포함하기 때문이다. 술, 담배, 커피, 마약, 독약, 독극물 등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다. 오남용도 하나의 단어가 아니라 오용과 남용을 같이 이르는 말이다. 오용은 잘못 쓰는 것, 남용은 기준치를 초과해 사용하는 것이 원래의 의미다. 하지만 약물 오남용에서 남용은 의학적이지 않은 용도, 즉 비의학적 용도로 사용하는 것도 포함한다. 오용도 잘못 사용하기보다는 의사와 약사의 지시를 따르지 않거나 지시를 받지 않고 임의로 사용한다는 의미가 포함된다. 그런데 환자 입장에선 잘못 써서 위험해지는 건 똑같으니 오남용이라고 뭉뚱그려 부르는 것이다.

 

Q. 일반적으로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는 오남용 사례가 있다면.

 

닥터정 평소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많은데 커피에는 카페인이 많이 들어있다. 또 펜잘, 게보린과 같은 진통제에도 카페인이 많이 함유됐다. 따라서 커피를 마신 날 이 같은 진통제를 복용하면 카페인 과잉 섭취로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다리에 힘이 빠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약을 쪼개먹는 것도 오남용이다. 자신이 조금만 아프다고 일명 셀프 처방으로 약을 반으로 쪼개 먹는다. 하지만 약은 정량이 들어가지 않으면 효과가 없는 게 많다. 임의로 쪼개거나 증량해서 먹으면 안 된다. 또 우리나라 일반의약품은 보통 3일 치가 들어있다. 10개 캡슐 정도. 이는 3일이 지나면 병원에 도움을 받으라는 상징적인 의미이며 규제이기도
하다. 그런데 3일 치가 떨어지고 다시 약국을 찾아 또 사 먹는 경우가 있다. 안 된다. 한 팩을 먹은 다음에도 좋아지지 않으면 병원을 가야 한다.

 

황약사 자극성 하제 변비약을 자주 사용하는 것이다. 원래 변비의 치료 지침은 젊은 사람의 경우 배변훈련을 하고 삼투성 하제류를 쓰고, 노인 환자에겐 자극성 하제를 쓰는 것이다. 자극을 통해 변비 증상을 완화하면 신체 본래의 기능이 저하돼 기능 부전을 겪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비처방 의약품은 약국에서 구매 후 사용설명서를 무시하고 의사, 약사 등 전문가들과 상담없이 임의로 사용해 간혹 문제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Q. 오남용 약물 1위(20.1%)가 진통제다. 생리통으로 한 달에 2~3회 복용도 오남용인가.

 

닥터정 앞서 말했던 것처럼 3일 이상 꾸준히 복용하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한 달에 2~3회 단발적으로 진통제를 복용하는 건 그로 인해 내성이나 중독 증상이 나타날 정도는 아니어서 괜찮다. 다만 반복적인 통증은 원인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하다. 예를 들어 생리통이라 하면 사실 아주 의학적 근거는 없다곤 하지만 생리대를 바꾸는 등 생활 속 원인을 찾아 제거할 것을 추천한다. 두통도 생활 속에 원인이 있는 경우가 많다. 보통 피로 누적이나 스트레스다. 물론 이를 해결할 수 없으니 약을 이용하는 건데, 문제는 본인이 먹는 진통제에 대해서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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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healthi.kr/news_view.asp?ArticleID=1706021075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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