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앤라이프 인터뷰] 호르몬이 모든 것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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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학과 오한진 박사 "호르몬 관리로 삶의 질 높일 수 있어"

 

[헬스앤라이프=곽은영기자] 우리 삶은 호르몬의 변화로 생애 그래프가 그려진다. 호르몬은 우리가 태어나기 전부터 영향을 끼치며 후대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가정의학과 전문의이자 의학박사인 오한진 교수로부터 호르몬이 어떻게 우리의 생체리듬을 주관하는지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한 생명의 탄생에 가장 먼저 영향을 미치는 것은 성호르몬이다. 남성호르몬과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정자와 난자가 만나 생명이 만들어지고, 임신이 되면 이를 지키기 위한 호르몬들이 분비된다. 출생 후부터는 아이의 성장과 발육을 위해 성장호르몬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춘기에 접어들면 성호르몬이 중요한 작용을 한다. 남자아이와 여자아이는 사춘기 때까지 호르몬에 큰 차이를 보이지 않다가 사춘기가 되면서 남녀 성호르몬이 증가하면서 2차 성징이 확인된다. 이후 남성은 20대 후반부터 남성호르몬이 매년 약 1%씩 감소하고, 여성은 50세 부근에서 여성호르몬의 분비가 완전히 사라지면서 갱년기 증상이 나타난다. 이후 남녀 모두 노년기에 접어들면 성장호르몬의 분비가 줄고 따라서 근육의 양이 줄고 골밀도가 감소하는 등의 변화를 보이게 된다. 

 

호르몬과 밀접한 여자의 일생


특히 여성의 경우 호르몬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여성호르몬은 여성들의 신체 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뇌기능을 활성화시키고, 콜레스테롤을 조절해 심장과 뇌의 혈관 건강을 지켜주고, 뼈를 보호하는 작용으로 골다공증을 예방한다. 그러나 폐경이 되면서 여성호르몬의 분비가 완전히 멈추면 이런 기능들이 바로 사라져 심각한 질병의 위험에 처하게 된다. 갱년기에는 폐경을 시작으로 여성의 특징을 모두 상실하게 되는데, 이때 건강상에 문제가 느껴진다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 후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갱년기 여성의 경우 상담 후 필요에 따라 호르몬 치료를 하기도 하는데, 그 부작용에 대한 위험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크다. 실제로 여성호르몬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면 아주 적지만 유방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한 연구 결과 폐경 여성 1만 명이 7년간 여성호르몬 치료를 받은 결과 그 중 7~8명에게서 유방암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오한진 박사는 이런 확률은 의학적 수치로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고 조언한다. 오 박사는 “여성호르몬의 보충이 대장암 발생률을 유방암 발생률의 3배만큼 줄여주는 것으로 확인되었다”라고 설명하며 “폐경이 시작되는 여성들은 반드시 병원을 찾아 위험 대비 건강상의 이익을 꼭 생각해 보고 치료를 결정하길 권한다”고 말했다. 

 

하루의 컨디션을 좌우하는 호르몬


많은 사람들이 그날의 기분에 컨디션이 좌우된다고 느낀다. 그러나 컨디션에 영향을 주는 것은 기분이 아니라 호르몬이다. 호르몬을 컨트롤할 수 있으면 컨디션도 조절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잠은 잘 잤는지, 감정적인 스트레스는 잘 조절되고 있는지, 혈당은 정상적으로 조절되는지, 혈압에는 이상이 없는지, 식욕을 느끼게 하는 ‘그렐린’과 포만감을 부르는 ‘렙틴’ 등의 호르몬이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있는지,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게 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호르몬을 관리해야 한다.  

 

그러나 오한진 박사는 “기분이 호르몬에 의해 변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호르몬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라며 “다만 감정의 기복을 줄이기 위해 즐겁고 행복해지는 상황을 자주 만드는 것이 중요한데, 스트레스를 이길 수 있는 한계점, 즉 자존감을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서는 스스로 성취감을 느끼거나 행복하다는 감정이 자주 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데, 일의 사소한 즐거움이 행복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봉사나 기부 등을 통해 보람을 느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 해결하는 세로토닌과 도파민


현대인은 많은 스트레스 요인에 노출돼 있다. 스트레스는 어떤 일이나 관계에서 받은 마음 혹은 감정의 상처를 말한다. 이런 상처는 사라지지 않고 내면에 점차 쌓이다 견딜 수 있는 한계를 넘어가면서 여러 문제를 유발한다. 지속적인 스트레스 상황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졸’의 분비를 촉진시키는데, 호르몬 분비의 한계를 넘어가면 만성피로와 의욕상실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상황은 행복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과 사랑을 부르는 ‘도파민’을 감소시켜 신체가 더욱 피곤을 느끼도록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먼저 스트레스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감정을 조절하는 노력이 필요하며, 행복호르몬인 세로토닌과 도파민의 분비를 증가시키는 노력이 중요하다.

 

이러한 호르몬을 증가시키기 위한 방법에는 햇볕을 많이 쬐고 음악을 듣거나 명상을 하는 것이 있다. 또한 세로토닌의 원료가 되는 ‘트립토판’이라는 단백질 성분이 함유된 바나나, 우유, 참깨 등의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좋다. 특히 세로토닌은 밤에는 멜라토닌으로 변하는데 때문에 낮 동안 충분히 햇볕을 쪼이는 것이 중요하다.

 

오한진 박사는 환경호르몬으로 인한 교란도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환경호르몬은 신체 외부에서 들어와 인간의 신체 기능을 방해해 심각한 건강상의 문제를 유발하는 화학물질 또는 화학물질 혼합물을 말한다. 문제는 이들은 우리 몸에서 분비되는 호르몬과 상당히 비슷한 화학구조를 가지고 있어 호르몬의 작용을 교란시킨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우리 신체에 여러 질병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환경호르몬을 발생시키는 제품을 사용하거나 음식을 먹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

 

행복한 삶을 위한 호르몬 이용 수칙


1. 성장호르몬과 성호르몬을 관리해서 젊음을 유지하라

2. 삼시 세끼는 꼭 먹어서 식욕을 부르는 호르몬의 분비를 줄여라

3. 호르몬을 위해서라도 좋은 음식을 먹자

4. 설탕과 소금은 자제하자

5. 숙면을 취하자

6. 스트레스를 관리하자

7. 호르몬 교란을 일으키는 약물을 피하자

8. 환경호르몬을 경계하자

 

“호르몬은 인체의 한 소통 경로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아주 작은 양으로 신체의 구석구석에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한다. 호르몬 불균형은 신체의 여러 문제를 유발할 수 있으니 규칙적이고 건강한 생활로 호르몬 균형을 찾고 건강을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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