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앤라이프 닥터 인터뷰] 국립암센터 류준선 갑상선암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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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선암 과잉진단 논란에 대해 말하다


  "수술을 많이 해서 돈을 버는 게 목표가 아니에요.

   과잉 수술없이 환자에게 이득을 주는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죠"

 

[헬스앤라이프=윤혜진기자] 그는 소신 있는 의사였다지금까지 집도한 갑상선암 수술 건수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환자에게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국민의 암 부담을 줄인다는 국립암센터 설립 취지에 부합하는 답변이다국립암센터 갑상선 외래진료실에서 하얀 가운을 입고 있는 의사류준선 갑상선암센터장을 만나 갑상선암 과잉진단 논란 등에 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그가 인터뷰 내내 가장 많이 사용한 말은 '환자'였다갑상선암 전문의로서의 견해를 피력하면서도 환자의 입장에서 고민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갑상선암 과잉진단 논란에 대해 교수들의 이견이 많다.

갑상선암의 과잉진단에 대해서는 의료진 대부분이 동의한다갑상선암 ‘과잉진단이다’ 또는 ‘그렇지 않다적극적 치료가 필요하다’라는 의견은 시각의 차가 있을 뿐 양쪽이 제시한 근거는 다 맞는 이야기라 생각한다대부분의 갑상선암이 매우 천천히 진행하는데, 수명에 지장을 주지 않기 때문에 공공의료 측면에서는 환자가 불필요한 수술을 받는 것으로 보여 의료제정 낭비라고 생각할 수 있다반면 환자나 주치의 입장에서는 90% 환자는 치료를 안 해도 괜찮지만, 10%는 위험이 상당히 크므로 미리 막자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10%의 환자는 반드시 진단 및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미다그런데 현재로서는 치료가 필요한 환자에게 검사를 하지 않고 미리 알 방법이 없다.

 

과잉진단 논란 이후 갑상선 환자가 2만 명대까지 줄었다거의 반토막이다.

그렇다진단 환자수술 환자 모두 많이 줄었다수술 범위도 달라졌다다 제거했던 종양도 반 절제나 부분 절제를 하는 경우가 많다또 환자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개인적으로 논란이 가져온 가장 큰 긍정적인 변화라고 생각한다논란이 있기 전에는 환자가 의료진한테 모든 결정을 맡겼지만이제는 의료진이 치료 옵션에 대해 설명하면 환자가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Shared decision(공동의사결정)'으로 바뀌었다지켜봐도 문제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가능한 결정이다, 1cm이하 임파선 전이가 없고 피막침범이 확실히 없는 환자에 한해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릴 수 있다. 1cm이하의 크기라 하더라도 암을 받아들이는 태도는 환자마다 다르다지켜보겠다는 환자도 있지만어떤 환자들은 몹시 불안해하면서 정기적으로 그것도 평생 검진을 받아야 하니 그게 더 스트레스라고 생각해 수술을 원하기도 한다.

 

갑상선암 수술 후 치료과정은부작용은 없나.

수술 후 적출한 갑상선에 대한 조직검사가 향후 치료방침을 결정하기 위한 근거로 사용된다조직검사 후 재발의 위험이 있다고 생각되면 그 재발의 싹을 태워 버리는 요오드 치료를 시행한다요오드 치료 과정은 2-3주간 호르몬 복용중단식이요법을 한 후 방사선동위원소가 포함된 알약을 복용하는 것이다항암치료처럼 머리가 빠지거나 부작용이 심하지 않다는게 큰 장점이다또 요오드치료는 검사의 역할도 하게 되어 이를 근거로 관찰을 계속할 것인지 추가 요오드 치료를 할지의 치료방향을 결정한다. 참고로 반 절제를 한 환자는 요오드 치료 대상이 아니다. 수술의 부작용은 전 절제를 한 경우인데 평생 호르몬을 복용해야 하므로 드물게 성대신경마비부갑상선기능저하에 의한 저칼슘혈증이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수술하지 않아도 된다면진행 상황을 지켜보면서 유의해야 할 점은.

갑상선 유발 및 악화요인에 대해 특별히 알려진 게 없어서 특별히 유의해야 할 점은 없다피해야 하거나 좋다고 알려진 음식들도 사실 근거가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다만, 수술환자는 초음파 간격이 일반인들보다 짧아지고철저히 관찰해 진행 상황을 본다현재 국립암센터에서는 1cm이하 임파선 전이가 없고 피막침범이 확실히 없는 환자에 한해서 관찰연구를 최초로 하고 하고 있다. 아마 추적 관찰을 지속한다면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알게 될 수도 있다.

 

세침검사 기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바늘로 찔러서 세포를 뽑고 그 모양을 확인하는 세침흡인검사가 갑상선암 진단의 핵심이다미국 갑상선학회(ATA)는 진단 기준을1cm로 하고 있다, 1cm미만의 갑상선 결절에 대해선 암 검사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우리나라는 0.5~1cm 크기의 갑상선암을 두고 수술을 해야 할지 말지 논란이 있다그런데 암의 크기가 수술 여부의 절대적 기준이 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가족력이 있는지혹의 모양이 이상한지 그리고 주변에 임파선이 전이된 의심소견이 있느냐를 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갑상선암 증상은 거의 없다고 알고 있다자가진단은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갑상선암에 걸린 환자들이 많이 오해하는 게 피곤하다고 말하는데 사실 갑상선암과 그 기능과는 관계가 없다또 “목에 무언가 걸리는 기분이 든다” “목이 아프다”라며 진단 후 이야기하는 환자가 많은데 사실 이것도 관계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자가진단으로 갑상선 암을 판단할 수 있는 경우는 결절이 만져지거나 목소리가 변하는 두 증상이 대표적이다성대신경이 갑상선이랑 붙어있기 때문에 암이 침범해서 목소리가 변한다그런데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는 것은 이미 암이 많이 진행된 상태다.

 

그렇다면 초음파 검사를 언제 해야 하는지검진 주기는 몇 개월이 적정한지.

어떤 환자가 초음파 검사의 대상이 되는가를 알기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아직 정답은 나오지 않았다일단 가족력이 있거나 증상이 있어 걱정되면 검사를 하면 된다주기 또한 정해지지 않았다스크리닝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전 세계 어느 나라도 없다지난해 나온 레코멘데이션 레벨이 I. I는 권장되지도 않고 막지도 않는다는 의미다그렇다고 정기검진을 하지말라고 말할 순 없다.초음파를 통해서 적절한 시기에 발견되면 앞으로 문제가 될 걸 조기에 치료하는 길이 되기 때문이다.

 

미국 갑상선학회에서 최근 갑상선암의 한 종류를 (유두 모양 갑상선암 피포성 소포 변형, EFVPTC) 암 분류에서 제외한다는 결정이 나왔다.

EVPTC는 종양 조직이 주머니 모양의 피막으로 둘러싸여 주변 장기로 전이되지 않는 갑상선암이다. 미국에서는 암이 아니라고 하니까 우리나라 의사들이 매도당하고 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피막 침범이 있는 EVPTC는 수술을 해야한다. 그런데 피막 침범 유무를 확인하는 방법이 수술밖에 없어 결국은 수술을 해야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진단을 위해 수술을 해야 한다는 말인가.

그렇다진단 목적으로 수술을 받는 몇 안 되는 병 중 하나다여포종도 같은 경우다피막침범이 없다는 걸 밝혀내기 위해선 수술을 통해 다 잘라봐야 안다미국도 똑같이 수술해야 암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의료기술이 발달하게 된다면 수술을 하지 않는 날이 올 수도 있겠다.

그러기 힘들다세포 모양으로 판단할 수 있지 않기 때문이다세포 모양은 암인 거와 암이 아닌 거와는 똑같다만일 혹이 1cm짜리가 있다면 그것을 떼어내어 다 썰어야 진단을 할 수 있다즉 피막을 전수조사 해야한다피막을 전수조사해서 한군데라도 뚫린 데가 있으면 암이다의학이 아무리 발달한다 하더라도 힘든 이유다진단 분자마커를 밝혀낸다면 가능할지도 모른다전 세계 갑상선 암 연구자들이 분자 마커를 발견하기 위한 연구에 매진하는 이유다. 이를 밝히는 연구자는 아마 노벨상을 받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갑상선암 화자들과 일반인에게 당부할 말은

갑상선암은 죽는병이 아니다. 그래서 다른 암과는 치료 목적이 다르다갑상선암에 걸린 환자가 평생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삶의 질을 유지하는 것이 치료의 목적이다수술이 필요한 조기암이면 간단한 부분절제가 가능해 흉터도 거의 남지 않고호르몬 약을 먹지 않아도 된다환자가 암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을 버리고 의료진과의 적극적 의사소통과 지식 수집을 통해 합리적 결정을 내릴 수 있길 바란다그렇다고 너무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수술이 꼭 필요한데도 시기를 놓치면 수술 범위가 더 넓어지기 때문이다.

 


류준선 갑상선암센터장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한림대학교 이비인후과학 석사 부산대학교 의학과 박사 국립암센터 갑상선암센터장(2012~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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