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앤라이프 인터뷰] 국민주치의 권오중 박사가 말하는 면역력

반응형

건강백세시대, 얇지만 촘촘한 밍크코트가 필요하다

 

[헬스앤라이프=곽은영기자] 메르스, 지카바이러스 등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가 늘어가는 가운데, 개인의 면역력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신종감염병에 안전지대는 없다고 하지만 평소 면역력을 지키는 것은 여전히 중요하다. 같은 바이러스라도 개개인의 면역력에 따라 그 증상이 달리 나타나기 때문이다. 우리는 점점 더 건강해져야 하는 시대 속에서 살고 있다. 이에 국민주치의 권오중 박사를 만나 현대인의 면역력을 높이는 방법에 대해 들었다.

 

2003년 6월부터 13년간 방영되고 있는 KBS 예능프로그램이자 장수프로그램인 <비타민>의 시작에는 국민주치의 권오중 박사가 있다. 권 박사는 ‘병’이 아닌 ‘건강’에 대해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프로그램의 기획단계에서부터 참여해 방송 방향을 제시했다. 

 

국민건강에 기여했다는 측면에서 의사로서는 드물게 방송사에서 두 번의 공로상을 받기도 한 권 박사는 10년 넘게 국민건강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본인 건강을 보너스로 챙겼다고 말한다. 권오중 박사는 건강정보를 알고 행동으로 옮기면 건강하지 않기가 힘들다고 말한다. 건강지식은 예방의학적인 것으로 건강한 사람을 더 건강하게 만들어준다.

 

병을 아는 것과 건강을 아는 것

 

권오중 박사는 평소 암, 건강정보 등 건강 관련 신문 기사를 스크랩한다. 의학에서도 정보가 힘이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의사들이 건강을 더 몰라요. 저도 서울대학병원 교수 시절에는 건강은 모르고 병에만 관심이 있었어요. 그러다 미국에 교환교수로 가면서 ‘건강’에 대한 개념을 접했습니다. 미국 의사들은 건강에 관심이 많았어요. ‘나도 사람인데 오래 살아야지’라는 거죠. 한국의사들은 병만 알았지 건강법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당시 저 자신도 그랬고요. 그러나 의사라면 건강에 대한 정보를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국민들에게 좋은 정보를 줄 의무와 책임이 있어요.”

 

권 박사는 1999년 서울대학병원 교수 시절 미국 뉴욕 맨하탄 MSKCC 암센터에 교환교수로 연수를 가서 ‘예방의술’을 인식했다. 당시 현지 의사들 사이에서는 웰빙 바람이 불고 있었다. 뉴밀레니엄을 앞두고 미국 버블이 정점을 찍고 있을 때였다. 웰빙에 대해 그들은 ‘생활태도를 바꿈으로써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때 그 얘기를 듣고 달라졌어요. 제가 올해 예순 세 살이에요. 당시에는 마흔 여섯이었고요. 그때 저는 술도 마시고, 담배도 피우고, 별로 건강한 것 같지가 않았어요. 생각을 바꾸게 되면서 KBS와 함께 비타민을 기획하게 됐고, 결론은 내가 더 건강해졌다는 거예요. 그때 ‘건강’의 중요성에 대해 몰랐다면 저는 오늘도 여전히 암 공부만 하면서 그냥 살았을 거예요. 정보는 중요해요. 저는 그날 이후 변했고 지금도 변하고 있어요.”

 

건강에 대해 생각하게 되면서 권 박사는 건강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알아봤다. ‘잘 먹고, 꾸준히 운동하고, 약간의 영양보충제를 섭취하는 것’. 이것이 중요한 세 가지 건강 개념이었다. 우리는 이미 영양과잉의 시대에 살고 있지만 식사로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없기 때문에 종합비타민제나 기타영양보충제가 필요하다. 

 

“또 있어요. 좋은 것을 먹는 건 선택이지만 나쁜 건 피해야 한다는 거예요. 저는 건강을 생각하게 되면서부터 담배를 끊고, 술을 절제하고, 짜고 단 것을 줄였어요. 좋은 음식을 한 접시 먹는다고 건강해지는 게 아니에요. 일단 나쁜 건 피해야 합니다. 가령 현미가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어린이나 노인들에게는 독이에요. 50번씩 씹어먹지 않으면 현미는 누구에게나 독이에요. 우리가 먹는 모든 음식은 입에서 나오는 아밀라아제로 1차 소화가 되는데 제대로 씹지 않으면 위와 장에서 썩어버려요. 밥에 물을 말아먹곤 하는데 그것 또한 독이에요. 그게 정보예요. 결국 잘 먹는 건 한계가 있고 나쁜 습관부터 피해야 합니다.”

 

인간은 동물인가 식물인가?

 

인간은 동물이다. 미국에서 유명한 실험을 했다. A그룹은 아침 9시부터 6시까지 종일 근무 후 1시간 운동을 시켰고, B그룹은 55분간 편안한 근무환경에서 일을 하고 5분간 움직이게 했다. 실험 결과 B그룹의 건강상태가 더 좋았다. 이유는 A그룹은 8시간 동안 식물로 지냈고, B그룹은 동물로서 지냈기 때문인데, 권 박사는 이 사례를 예로 들며 사람은 움직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움직이지 않으면 식물이에요. 이런 이유로 전세계적으로 스탠딩 오피스가 늘고 있죠. 과거의 좋은 회사가 사무실, 식당, 회의실이 다 붙어있는 곳이었다면, 이제는 식당은 5층에, 회의실은 지하에 있는 곳이 좋은 회사예요. 구성원의 건강에 좋은 직장이라는 건데 움직여야 좋아요. 그러면 어떻게 움직이나? 가장 좋은 건 걷기예요. 저는 근무시간에도 사무실 내에서 걸어 다녀요. 꼭 시간을 내서 러닝머신을 해야만 운동이 아니죠. 지하철 한 정거장 전에 내려서 걷거나 육교 계단을 한번 올라가보는 게 운동이에요.”

 

걷는 시간은 ‘7〮4〮30’ 공식이 좋다. 일주일에 4번, 30분씩 걸으면 모든 병이 반으로 줄어든다는 것인데, 한 번에 30분이 아니라 5분씩 6회 걸어도 축적효과가 있어 결과는 똑같다. 

 

권 박사는 무엇보다 근력을 강조했다. 우리 면역의 일선은 체온이고 근육은 체온을 높이는 열 공장이다. 그는 근육을 촘촘한 밍크코트에 비유했다.

 

“한겨울 영하 10도의 날씨에 내복만 입고 밖에 다니는 사람이 있어요. 다들 그 사람에게 미쳤다고 하겠지요. 그 사람이 너무 불쌍해 지나가던 귀부인이 밍크코트를 벗어줘요. 얼마나 따뜻할까요? 그 밍크코트가 여러분의 근육입니다. 근육 없는 사람은 일생을 미친 사람처럼 사는 것이에요. 밍크코트에는 두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얇고 촘촘하고, 나머지는 두껍고 구멍이 뻥뻥 뚫렸어요. 좋은 근육은 테니스 선수의 근육처럼 얇고 촘촘한 것이에요. 얇지만 촘촘한 밍크코트를 하나씩 장만하라고 권하고 싶어요.”

 

모든 면역의 기초는 근력이다. 근력이 크면 추위를 타지 않고 기초대사량이 높아 비만을 예방한다. 근육을 만들기 위해 따로 PT를 할 필요는 없다. 지나친 근육 만들기는 오히려 심장에 부담만 주기 때문이다. 권 박사는 얇고 촘촘한 근육을 만들어가기 위해 업무 중에도 다양한 운동을 가볍게 한다. 푸쉬업, 아령 들기, 스쿼트, 런지 등 날씨에 관계 없이 사무실에서 촘촘하지만 강한 근육을 만들어간다. 

 

“PT를 6개월하고 두 달을 쉬면 오히려 근육이 빠져요. 운동은 내 주도로 재미있게 조금씩 꾸준하게 할 때 효과가 있어요. 매일 하지 못하더라도 횟수를 이틀에 나눠 꾸준히 하면 근력이 생깁니다. 특히 코어가 무너지는 순간 신체 건강도 무너지는데, 코어 근육 강화시키기 위해서는 플랭크, 브릿지를 하면 도움이 돼요. 6개월만 하면 달라지는 걸 체감할 수 있을 거예요. 관절은 쓸수록 강해지기 때문에 무릎이 아프다고 가만히만 있지 말고 조그만 곳에서라도 몸을 움직이세요.”

 

감기는 면역력의 바로미터

 

우리 몸은 외부에서는 바이러스, 박테리아, 곰팡이의 공격을 받고, 내부에서는 암세포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우리 몸 안에서는 하루에도 5천 개 이상의 암세포가 자라는데, 면역세포의 공격 덕분에 사라지고 있다. 면역세포의 상태에 따라 암세포는 물론, 바이러스, 박테리아, 곰팡이에 의한 질환이 나타날 수도 있고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만약 우리 몸이 바이러스 등 외부기전에 의한 질병을 막지 못한다면 면역세포가 약해졌다는 의미다. 권 박사는 1988년 ‘암세포와 면역’이라는 주제로 박사학위를 밟았다. 면역은 그의 꾸준한 관심사였다.

 

“일반적으로 감기를 면역의 바로미터라고 하죠. 제가 미국에 다녀와서 20년간 한 번도 감기에 걸리지 않았어요. 좋은 음식, 좋은 물, 비타민, 운동, 명상과 함께 좋지 않은 것을 피하는 습관까지 모두 면역과 연관돼 있어 평소 꾸준하게 습관 관리를 하는 수밖에 없어요.”

 

일반적으로 사람의 면역은 체온이 1도만 떨어져도 30% 줄어든다. 겨울에 체온을 재 보면 36도 이하로 내려갈 때가 있는데, 체온이 떨어진다는 것은 면역력이 떨어진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겨울철 야외활동과 여름철 실내 냉방 시 조심해야 한다. 특히 여성들은 날씨가 추워지거나 습해지면 냉증이 많아지는데 히팅패드를 단전에 붙이고 아랫배를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면역력 증강을 위해 강조하고 싶은 것은 ‘얇지만 촘촘한 밍크코트를 하나 장만하라’는 것입니다. 근력은 그만큼 중요한 것이니까요. 피곤한 사람은 자신감이 없고 그런 컨디션은 얼굴에 드러나요. 보통 좋은 습관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을 어려워하는데 그래서 저는 생활 속에서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을 택합니다. 내면이 건강해야 젊어 보여요. 결국 일상에서의 면역관리가 답입니다.”

 

Tip. 나이가 들수록 챙겨야 하는 것은?

근력이다. 나이가 들수록 매년 1%씩 근육이 줄어드는데, 때문에 나이든 사람에게 근육이 더 필요한 것이다. 단백질 제품을 아무리 먹어도 운동 없이는 근육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No pain no gain. 근육은 자극을 받아야만 생긴다. 모든 근육은 중력과 반대될 때 생긴다. 푸쉬업도 올라갈 때 숨을 내쉬는데 그때 근력이 붙는다. 그래서 우주에서는 아무리 운동해도 근력이 생기지 않는다. 우리는 이곳에서 맨손으로 다 할 수 있다. 키워드는 근력이다. 얇지만 촘촘한 밍크코트를 만드는 과정. 나는 이 정보를 40대 후반에 알았지만 젊은 시절부터 알고 그 과정을 만들어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가장 중요한 것은 재미있게, 쉽게, 반복적으로 하는 것이다. 사람은 건강하면 젊어보인다.



반응형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