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신약개발 현주소 -헬스앤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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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신약개발 현주소

부족한 임상자와 규제에 발목 잡힌 ’신약‘

취재팀 이범석 기자 입력 : 2017/02/06  09:19

 

 

전 세계가 노령화 가속화로 인해 ‘인구고령화’가 글로벌 이슈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통계청 조사 결과 우리나라는 2015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13.1%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2020년에는 15.7%, 2030년에는 24.3%에 이를 전망이다. 이 같은 노령화 추세는 의약품 수요 증가로 이어져 2017년에는 바이오 업계가 다소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신약개발 밑거름 ‘질병 원인 규명’

IMS(글로벌 제약시장 조사기관) 2020년 글로벌 의약품 시장이 연간 4~7% 성장해 1400~1430억달러(약 164조8000~168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선진국과 파머징 국가 모두 성장세를 이어가겠지만 그 중에서도 파머징(Pharnerging) 시장이 2020년까지 7~1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국내 생산액 기준으로 4~5% 성장을 지속할 전망이다. 다만 해외 도입 의약품 비중이 더 높은 편이다. 약가 인하 이슈가 지속적으로 나오는 가운데 글로벌 신약에 대한 갈증이 더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여기에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은 2017년을 ‘글로벌 신약 창출의 해’로 선포했다. 신약개발조합은 지난 1월 11일, 서울 삼정호텔 제라늄홀에서 ‘글로벌 한국을 선도하는 차세대 먹거리 산업’을 주제로 2017년도 신년교례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김동연 신약조합이사장(일양약품 대표이사)은 “우리나라 제약업계는 이미 30여년의 신약개발 경험을 가졌다”며 “1000조원이 넘는 세계 의약품 시장을 차세대 먹거리로 만들어 나갈 토대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이사장은 “신약조합이 중심이 돼 국가 신약개발 마스터플랜을 제안하겠다”며 2017년 새해 비전으로 ‘글로벌 신약 창출의 해’를 목표로 선정했다.

 

신약개발 밑거름 ‘질병 원인 규명’

최근 몇 년 사이 각종 언론에서는 심심치 않게 신약개발이나 신물질 개발들에 대한 성공사례들을 보도하고 있다. 각 제약사와 의료공동체 등에서 다양한 방법을 통해 저마다 신약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 대장 내 재생물질이 대장암 원인 =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명승재 교수와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임대식 교수 공동 연구팀은 지난 1월 16일, 인체 내 세포를 재생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생리활성물질 PGE2와 유전자 YAP1이 대장 내에서 지나치게 상호작용해 과하게 발현될 경우 대장 용종과 대장암세포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소화기질환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학술지인 ‘가스트로엔테롤로지(Gastroenterology)’에 최근 게재됐다.

 

일반적으로 PGE2라는 물질은 세포를 재생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항염증제인 아스피린이 PGE2의 발현을 억제해 대장암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었다. 또한 세포 재생 유전자인 YAP1이 대장암 환자 3명 중 약 1명에게서 발견된다는 통계도 최근 발표되는 등 PGE2와 YAP1이 각각 대장암 발병에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

 

하지만 PGE2와 YAP1이 정확하게 어떤 기전을 통해 대장암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지는 지금까지 구체적으로 규명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두 물질의 상호작용이 대장암과 관련이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동물 모델에서 두 물질이 지나친 상호작용으로 과하게 발현되도록 쥐의 유전자를 조작했다. 그 결과, 12∼16주만에 대장 용종이 생겼고 24주 내에는 대장암세포가 발생했다.

 

반면 유전자를 조작해 YAP1 유전자를 제거하거나 항염증제를 사용해 PGE2의 활동을 억제해 두 물질이 상호작용하지 못하게 한 경우에는 24주 이내에 암세포가 발생하지 않았다.

 

추가적으로 연구팀이 서울아산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대장암 환자 77명의 조직을 분석한 결과, 실제로 PGE2와 YAP1이 지나치게 상호작용해 과발현된 것으로 나타나 동물 실험 결과를 뒷받침했다.

 

# 당뇨 치료기전 규명 = 충남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송민호 교수팀과 스위스 로잔공대 요한 오웍스 박사팀의 공동연구 결과가 세계 세포 생물학 분야 학술지 ‘Journal of Cell Biology'에 게재됐다.

 

양국 연구팀은 ‘GDF15의 대사질환 치료효과’라는 제하의 논문을 통해 GDF15 단백에 의한 에너지 항상성 조절을 규명해 그동안 논란이 됐던 미토콘드리아 기능이상이 당뇨병의 발병을 초래한다는 가설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

 

일부 연구자들이 미토콘드리아 스트레스에 의해 분비되는 ‘마이토카인’이라는 물질이 대사를 조절하고 수명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추정해 왔으나 그 정체를 정확히 밝히지는 못했다.

 

송민호 교수팀과 요한 오웍스 박사팀은 재조합 GDF15 단백을 비만 동물모델에 처리할 경우 인슐린 저항성을 감소시키고 체중과 지방이 줄어드는 것을 검증했다. 즉, GDF15 단백이 새로운 마이토카인으로 작용해 당뇨병과 비만을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규명하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

 

송민호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서 “당뇨병 치료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며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신약을 개발해 당뇨환자들이 근본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희귀질환 임상환자 없어 신약개발 차질

 

희귀질환 신약 개발에 나선 국내 제약사들이 임상 환자 모집에 잇따라 실패하고 있다.

 

한독은 ‘크리오피린 관련 주기적 증후군(CAPS)’ 환자를 대상으로 한 바이오 의약품 ‘HL2351’의 임상 2상 시험을 중지했다고 1월 15일 밝혔다. 발열 등을 일으키는 CAPS는 세계적으로 인구 100만명당 1명꼴로 환자가 나타나는 희귀질환이다. 국내에는 환자 10여명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독은 국내에서 2019년까지 환자 8명을 대상으로 임상 2상을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임상 시작 2년 만에 임상시험을 중단했다.

 

한독 관계자는 “환자 모집이 어려워 임상시험을 조기 종료했다”며 “CAPS를 제외한 다른 질병에 대한 임상시험을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제약사들이 경쟁적으로 희귀질환 신약 개발에 뛰어들고 있지만 임상 환자 모집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녹십자는 지난해 10월 희귀질환인 혈우병 치료 신약 ‘그린진에프’의 임상 3상을 중단했다. 신규 환자 모집이 어려워서였다.

 

세계 희귀 의약품 시장 규모는 2013년 900억달러에서 2020년 1760억달러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10.5%로 전체 의약품 성장률(5.2%)보다 높다. 녹십자(헌터증후군 치료제) 부광약품(파킨슨병 치료제) 메디포스트(미숙아 폐질환 치료제) 등이 희귀 의약품 개발에 잇따라 뛰어든 배경이다. 한미약품도 지속형 치료제 기술 랩스커버리를 적용한 희귀질환 치료제 후보 물질 1개를 발굴해 연구 중이다.

 

국내에서 희귀질환은 환자 수가 2만명 이하인 질병을 말한다. 이 때문에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에 참여할 환자를 모집하기가 쉽지 않다. 세계 각국 정부가 임상 3상까지 해야 하는 대부분의 의약품과 달리 희귀질환 의약품에는 2상만 해도 판매허가를 내주는 이유다.

 

배아줄기세포로 기능 갖춘 ‘소장’ 제작 성공

 

최근 일본국립소아건강성장연구센터에서 사람의 배아줄기세포(ES세포)로 실제 사람의 장과 동일한 기능을 갖춘 약 1cm 크기의 소장(腸)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사람의 배아줄기세포에 3종류의 특수 단백질을 첨가해 1~2개월 배양시켜 미니 소장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소장은 장 내부에 사람의 소장과 마찬가지로 영양을 흡수하는 ‘유모’라는 돌기가 있어 수축운동을 통해 단백질과 수분을 흡수하는 등 음식물을 소화 흡수하거나 대장으로 내보내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변비약 투여 시 사람의 장이 변을 배출하는 것처럼 수축운동을 시작하고 반대로 설사약을 주면 수축운동을 하지 않는 등의 반응도 확인돼 실제 사람의 장 기능과 거의 유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의료(신약)분야의 과제

 

지난해 정부는 2020년까지 세계 7대 바이오 강국을 목표로 ‘보건산업발전전략(2016~2020)’을 수립하고 바이오산업의 10년 미래상을 제시할 제3차 생명공학 육성 기본계획(2017~2026)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미래창조과학부를 비롯한 정부의 8개 부처는 규제혁신과 정책적 지원을 통해 국내 바이오헬스산업의 육성의지를 담아내기 시작했고 글로벌 생턔계 조성에도 박차를 가하는 등 바이오산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의료산업은 인구가 고령화 사회로 진입함에 따라 연평균 10% 안팎의 성장세를 보일 정도로 주목하는 성장 산업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글로벌 헬스 시장 역시 지난 2014년 1조4000억달러에서 2024년인 10년 내에 2조6000억달러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실제 지난 2015년 한미약품이 약 8조원대의 신약기술을 수출하는데 성공한 바 있고 최근에는 코오롱생명과학이 일본에 5000억원 대의 신약기술수출을 성공한 것처럼 바이오헬스 산업은 앞으로 우리 경제를 이끌어갈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꼽히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수출 주력 산업인 반도체, 화학제품, 자동차의 세계시장 규모를 모두 합한 2조9000억달러보다 많은 수치이며 이는 곧 산업의 수요기반을 바탕으로 의료산업을 재조명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도...................

 

이범석 기자 news1@compa.kr

 

기사 원문:

http://www.healthi.kr/news_view.asp?ArticleID=170206105778&catr=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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